
생쥐 피부 상처에 세포를 담은 이중층 구조물을 이식한 실험의 개요(A)와 시간에 따른 변화(B). 위쪽 사진은 세포가 없는 하이드로젤 대조군, 아래쪽은 세포를 포함한 구조물 이식군이다. 이식군에서는 14일째 눈으로 보이는 털 성장이 관찰됐다. 출처: Park 등,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2026), Figure 6A·B.
새로운 모낭을 만들 수 있다면, 모발이식에 필요한 모낭이 부족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자가치유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동물실험에서 새로운 모낭 형성을 유도하면서, 이 기술이 실제 탈모 치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인다.
탈모인뉴스는 이번 연구에 참여한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연구 성과와 향후 활용 방향을 물었다. 김 교수는 생쥐 실험에서 눈으로 보이는 털 성장을 확인했다며, 장기적으로 모낭 공급의 한계를 줄일 가능성을 설명했다. 다만 실제 환자 치료에 앞서 탈모 신약 후보물질을 평가하는 연구 모델로 먼저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번 연구는 중앙대병원 성형외과 강신혁·피부과 김범준 교수와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고원건 교수 공동연구팀이 수행했다. 서로 다른 세포를 담은 하이드로젤 구조물을 조립해 피부의 층 구조를 본뜨고, 모낭 형성에 필요한 세포 간 상호작용을 유도한 것이 핵심이다.
김 교수는 모낭을 작은 ‘털 공장’에 비유했다. 공장이 만들어지려면 털을 구성하는 세포, 성장 신호를 보내는 세포, 주변을 지지하는 세포가 적절한 위치에서 서로 소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이드로젤은 세포들이 살아가고 자리를 잡도록 돕는, 물을 많이 머금은 젤리 같은 소재다. 이 가운데 자가치유 하이드로젤은 끊어진 연결이 다시 이어지고, 따로 만든 젤 조각들이 맞닿으면 서로 붙는 성질을 갖는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세포를 담은 블록을 따로 만든 뒤 위아래로 붙여 피부의 층 구조를 본뜬 조직을 제작했다.
김 교수는 “차별점은 세포의 종류뿐 아니라 ‘어디에 배치하고 어떻게 만나게 할 것인가’까지 설계했다는 데 있다”며 “자가치유라는 이름이 젤 자체만으로 탈모를 치료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생쥐의 피부 상처에 구조물을 이식한 뒤 14일째 눈으로 보이는 털 성장을 관찰했다. 총 평가 기간은 21일이었다. 조직검사에서도 모낭 구조를 확인했으며, 이식한 사람 세포가 재생 과정에 참여한 근거를 확보했다.
이는 모낭과 유사한 구조를 만드는 데서 나아가 실제 털 성장까지 관찰했다는 의미가 있다. 다음 과제는 새 모낭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털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털이 자랐다’는 것과 ‘그 모낭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털을 계속 새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다른 수준의 증거”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성장과 휴식을 거쳐 다시 털이 나는 주기가 여러 차례 반복되는지까지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성형 탈모가 진행된 두피에 적용하려면 추가 과제도 있다. 상처가 회복되는 피부에서는 조직 복구 반응이 일어나지만, 남성형 탈모 두피에서는 유전적 소인과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모낭이 점차 작아지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사람 두피에서 세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이식 방법과 함께, 새 모낭이 탈모를 일으키는 환경에서도 기능을 유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발의 굵기와 밀도, 자라는 방향, 기존 탈모약과의 병행 필요성도 검토 대상이다. 새 모낭이 염증이나 비정상적인 조직 증식 없이 장기간 유지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존 모발이식은 후두부의 모낭을 필요한 부위로 옮기는 방식이다. 따라서 채취할 수 있는 모낭 수에 한계가 있다. 세포를 배양해 새로운 모낭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이러한 공급의 제약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도 이를 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으로 꼽았다. 다만 세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정상적인 모낭이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배양한 세포가 모낭을 만드는 능력을 유지하고, 새 모낭의 생착과 장기적인 기능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채취·배양한 뒤 모낭을 만들기 좋은 구조로 조립해 이식하는 방식은 향후 검토할 수 있는 방향 중 하나다. 그러나 세포 채취 부위와 배양 방법, 이식 형태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는 연구용 세포주도 사용됐으므로, 이를 환자의 자가세포로 완성한 치료법으로 이해하시면 안 된다”며, 실제 치료에 적합한 세포로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단계로, ‘모낭의 무제한 복제’나 ‘기존 모발이식의 대체’로 표현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의 활용 분야는 모낭 재생 치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모낭 형성 환경을 구현한 구조물을 이용해 탈모 치료 후보물질의 반응을 비교하는 연구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 환자 치료보다 탈모 치료 후보물질을 평가하는 연구용 모델이 먼저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체외 이중층 구조물 모델에서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에 대한 반응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향후 여러 후보물질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고 유망한 물질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작 과정을 표준화하고, 실험마다 일관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델의 반응이 실제 환자의 치료 반응을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연구용 모델로서의 검증이 인체 이식의 안전성 평가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에 적합한 사람 세포로 결과를 재현하고, 새 모낭의 장기 유지와 성장주기,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모낭 재생의 가능성을 보여준 동물실험 결과이며, 실제 탈모 환자에게 적용하기까지는 이러한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9월 14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취재 및 사: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관련 논문: 자가치유 하이드로젤 기반 모듈형 이중층 피부 구조물의 모낭 재생 연구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탈모치료는 퍼즐이다”… 모발이식 전문의가 복합치료를 고민하는 이유
“탈모치료는 퍼즐이다”… 모발이식 전문의가 복합치료를 고민하는 이유모우다의원 김현경원장 인터뷰사진: 모우다의원 김현경원장탈모치료 시장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과거에는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같은 약물치료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레이저, RF(고주파), PRP, 약물전달 시스템 등을 조합한 복합치료를 고민하...
모발이식 병원 상담실장이 두피탈모센터를 선택한 이유… 현장에서 본 ‘치료 이후’의 문제
모발이식 병원 상담실장이 두피탈모센터를 선택한 이유… 현장에서 본 ‘치료 이후’의 문제닥터모락 용인 수지점 이경희 원장 인터뷰사진설명: 닥터모락 용인 수지 성복점 이경희원장과의 인터뷰 중탈모 시장은 분명 커지고 있다. 약물 치료는 보편화됐고, 모발이식 역시 더 이상 낯선 선택이 아니다.그렇다면 질문 하나가 ...
탈모약, 임신에 정말 영향을 줄까? 걱정할 필요 없다.
탈모약, 임신에 정말 영향을 줄까? 걱정할 필요 없다.탈모약을 복용하는 많은 남성들은 결혼이나 임신 계획을 앞두고 약의 부작용이 태아에게 영향을 줄까 걱정한다. 특히, 피나***와 두타*** 같은 약물은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지만,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더블랙성형외과 신동필 원장은...
자연스러운 헤어라인 교정,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은?
자연스러운 헤어라인 교정,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은?바람부는 날에도 성형외과 박수호 원장과의 인터뷰헤어라인 교정, 탈모가 아닌 사람도 받을 수 있을까? 헤어라인 교정은 일종의 헤어 윤곽선을 개선하는 성형수술로, 탈모 환자가 아닌 사람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마가 넓거나 헤어라인이 고르지 않은 경우, 보다 균형 잡힌 인...
AI를 품은 3D 두피촬영기, 탈모치료의 효율성 극대화
AI를 품은 3D 두피촬영기, 탈모치료의 효율성 극대화김태희 대표 인터뷰 | 탈모인뉴스2025년 CES에서 탈모 관련 혁신상을 수상한 3D 두피 촬영기 ‘아프스’가 탈모 치료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주식회사 아프스는 AI 기술을 접목한 두피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며, 탈모 상태를 정확히 분석하고 치료 경과를 추적할 수 있...
영등포 탈모병원 탐방, 김병균 원장이 말하는 ‘탈모 진단이 중요한 이유’
탈모인뉴스는 탈모 전문 영상 ‘탈모인가이드’ 촬영을 위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인근에 위치한 봄여름가을겨울피부과를 찾았다. 김병균 원장을 만나 탈모 진단과 치료, 탈모약과 모발이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영등포 탈모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고민은 다양하다. 처음으로 정수리나 헤어라인의 변화를 느껴 병원을 찾는 사...
허창훈 대한모발학회장 “환자에게 직접 도움 되는 임상연구 강화하겠다”
허창훈 대한모발학회장 “환자에게 직접 도움 되는 임상연구 강화하겠다”국내 다기관 연구 기반 활용해 신약·의료기기 임상 활성화…“세계 모발 연구에서 한국 위상 크게 높아져”사진: 교수 연구실에서 인터뷰 중인 허창훈 대한모발학회장허창훈 대한모발학회장이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임상연구 활...
탈모조합약, 단기효과만 생각하다가는 낭패 볼 수 있다
탈모조합약, 단기효과만 생각하다가는 낭패 볼 수 있다탈모인들 사이에서 '탈모 성지'로 불리는 병원들이 탈모 조합약 처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조합약은 피나스테리드(피나)나 두타스테리드(두타)를 주성분으로 하는 탈모약에 다른 약물을 추가해 복용하도록 구성된다. 하지만 의사들 사이에서도 조합약 사용에 대한 의견이 엇...
자기장 탈모치료, 꾸준한 임상사용으로 더 큰 가능성을 찾다
자기장 탈모치료, 꾸준한 임상사용으로 더 큰 가능성을 찾다트리비스 조무열 대표가 밝히는 ‘헤어셀S2’의 현재와 미래_자기장을 활용한 탈모 치료는 국내에서 약 18년간 시행되어 온 방법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연구와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기대감을 높여왔다. 주식회사 트리비스의 &l...
두피 관리가 곧 탈모 예방이다
"두피 관리가 곧 탈모 예방이다" - 부천 모바이오 두피센터 박상아 매니저 인터뷰탈모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심각한 고민이다. 과거에는 주로 중장년층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탈모 증상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 습관,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탈모가 빠르게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