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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의사들은 ‘진료과목 피부과’를 선택할까? - 전문의 표시 추진에 드러난 질문…환자의 알 권리와 함께 미용 진료로 향하는 의료 보상 구조 살펴야
  • 기사등록 2026-09-30 07: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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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는 9월 29일 피부과 간판 표시와 전문의 여부를 둘러싼 혼선을 보도했다. 사진은 해당 보도 화면. / 출처=MBC 뉴스데스크”



피부과 간판을 보고 들어갔지만 정작 피부질환 진료는 어렵다는 답을 듣는다면 어떨까.


MBC는 9월 29일 뉴스데스크에서 ‘진료과목 피부과’를 표시한 일부 의원에 아토피 진료를 문의한 결과, 피부질환을 진료하는 병원이나 전문의가 있는 곳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진료실 입구 등 의원 내부에 전문의 여부를 표시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확정되거나 시행된 제도는 아니다. 

환자가 의사의 자격을 정확히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보도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왜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들도 피부과를 진료과목으로 선택하는가.


같은 ‘피부과’ 표시, 서로 다른 진료

‘진료과목 피부과’라는 표시는 피부과 전문의 자격을 뜻하지 않는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은 장소가 좁거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의료기관 명칭표시판에 진료과목을 함께 표시하도록 허용한다. 이때 진료과목 글자의 크기는 의료기관 명칭 글자의 2분의 1 이내여야 한다. 

따라서 같은 피부과 표시를 보고 찾아가더라도 실제 진료 내용은 다를 수 있다. 피부질환을 중심으로 진료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미용 시술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모두 일반의인 것도 아니다. 다른 전문과목의 자격을 가진 의사가 피부미용 진료를 선택할 수도 있다. 전문의 자격이 무엇인지와 실제 어떤 진료를 제공하는지는 각각 살펴야 할 정보다.


피부미용 시장으로 향하는 이유

피부미용 진료를 선택하는 배경에는 의료의 보상 구조가 있다.

건강보험 진료는 정해진 수가 체계의 영향을 받는다. 반면 미용 목적의 비급여 진료는 가격과 서비스 구성에서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크다. 이러한 차이는 의사가 개원 분야를 선택할 때 경제적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약 중심으로 진료를 구성할 수 있는지, 입원과 응급진료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등 운영 조건도 함께 살펴볼 요소다. 의사 개인에게 개원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는 일이면서, 병원 운영과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선택이기도 하다.

물론 피부미용 의원이라고 모두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다. 장비와 인건비, 임대료와 홍보비가 들고 경쟁도 치열하다. 비급여 시장의 가격 자율성이 곧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의사들이 어떤 분야를 선택하는지 이해하려면, 진료 분야별 보상과 업무 부담의 차이를 함께 봐야 한다.


간판을 바꿔도 남는 의료체계의 질문

정부 역시 의료 분야 간 보상 불균형을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한편, 비급여·미용 시장의 관리와 적정화를 추진 방향으로 밝히고 있다.

응급진료 대기와 높은 위험, 숙련도 등에 대한 보상도 개선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는 의료행위의 가치와 부담을 현재의 보상 체계가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다. 

전문의 표시를 명확히 하면 환자의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표시 제도를 손질하는 것만으로 의사들이 특정 진료 분야를 선택하게 만드는 조건까지 달라지지는 않는다.

피부미용 진료로 향하는 선택을 개별 의사의 문제로만 돌리기 전에, 질환을 치료하는 일과 미용 목적의 시술 사이에 어떤 보상 차이가 있는지 살펴야 하는 이유다.


탈모 환자가 알고 싶은 것은 실제 진료 내용

탈모 환자에게도 이 구분은 의미가 있다. 피부과라는 표시를 보고 방문할 때 기대하는 것은 자신의 탈모를 살펴보고 필요한 치료를 안내받는 일이다. 병원이 주로 제공하는 진료가 무엇인지 알아야 방문 목적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법정 전문과목에는 ‘탈모’나 ‘모발이식’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탈모 전문’이라는 표현과 피부과·성형외과 등 국가가 인정하는 전문의 자격은 구분해서 이해해야 한다.

전문의 여부를 명확히 표시하는 제도는 환자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탈모 환자를 실제로 얼마나 진료해 왔고, 어떤 치료를 주로 다루는지에 대한 정보도 중요하다. 전문의 자격이 탈모 진료와 모발이식의 경험까지 어디까지 알려주는가는 별도로 살펴볼 질문이다.

간판의 혼란을 줄이는 논의와 함께, 의사들이 왜 피부미용 진료를 선택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자격을 보여주는 표시가 환자의 알 권리 문제라면, 특정 진료 분야로 향하게 하는 보상 구조는 의료체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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