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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탈모약 다음은 뭘까…2026년 탈모 신약 지형도 - 3개월 지속 주사부터 RNA·항체·모낭 재생 치료까지…한 방향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 경쟁
  • 기사등록 2026-09-14 09: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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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지속형 주사제와 국소 치료제부터 RNA·항체·모낭 재생 치료제까지 다양해지고 있는 2026년 탈모 신약 개발 지형. 이미지=탈모인뉴스 제작


탈모치료제 개발 경쟁이 기존의 먹는 약을 대체하는 한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처럼 이미 효과가 확인된 성분을 오래 지속되는 주사제로 바꾸려는 연구가 진행되는 한편, 두피에서만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차단하거나 잠든 모낭 줄기세포를 다시 활성화하려는 새로운 치료제도 등장하고 있다.

2026년 탈모 신약 지형은 크게 ‘기존 치료의 편의성을 높이는 치료제’와 ‘새로운 기전으로 모낭을 다시 움직이려는 치료제’로 나눠볼 수 있다.

매일 먹는 두타스테리드를 3개월 지속 주사로

국내에서 상용화 가능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후보 중 하나는 종근당의 CKD-843이다.

CKD-843은 두타스테리드를 장기간 서서히 방출하도록 만든 주사제다. 매일 약을 복용하는 대신 한 번의 주사로 약효를 약 3개월 동안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탈모치료 기전을 개발한 신약이라기보다 이미 탈모치료에 사용되는 두타스테리드의 투여 방식을 바꾼 개량신약에 가깝다.

현재 국내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위더스제약이 장기지속형 주사제 생산을 맡고 종근당이 허가와 판매를 추진하는 구조다. 상용화된다면 약 복용을 자주 잊거나 장기 복용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주사 후 일정 기간 약물이 계속 방출되는 만큼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즉시 복용을 중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평가돼야 한다.

두피에서만 남성호르몬 작용 차단

클라스코테론은 남성형 탈모의 핵심인 안드로겐 수용체를 두피에서 직접 차단하는 바르는 치료제다.

남성호르몬 생성을 줄이는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와 달리 두피에 바른 부위에서 안드로겐이 모낭에 미치는 영향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남성형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 경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치료제와 연결되지만, 전신이 아닌 두피에서 작용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 다르다.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된 만큼 현재 개발 중인 후보 가운데 상용화 가능성이 비교적 앞선 치료제로 꼽힌다.

RNA로 안드로겐 수용체 발현 자체를 줄인다

올릭스의 OLX104C도 안드로겐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RNA간섭 기술을 이용해 모낭세포에서 안드로겐 수용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개발 과정에서는 OLX72021이라는 물질명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

두피에 국소 투여해 전신 노출을 줄이면서 비교적 오랫동안 효과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호주에서 남성형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b·2a상이 진행 중이며, 2026년 8월 임상 1b 환자 투약과 추적관찰을 마쳤다.

피나스테리드처럼 남성호르몬의 전환을 막는 것이 아니라 수용체 발현을 낮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아직 초기 임상 단계여서 실제 발모 효과와 지속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잠든 모낭 줄기세포를 깨우는 PP405

미국 펠라지 파마슈티컬스의 PP405는 최근 가장 관심을 받는 후보물질 중 하나다.

두피에 바르는 저분자 화합물로, 휴지 상태에 머물러 있는 모낭 줄기세포의 대사를 조절해 다시 성장 주기에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남성호르몬을 억제하거나 혈류를 개선하는 기존 치료와 달리 모낭 줄기세포 자체를 다시 활성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남녀 78명이 참여한 임상 2a상에서는 4주간 약물을 사용한 뒤 안전성과 초기 발모 가능성이 확인됐다. 회사는 2026년 임상 3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공개된 결과는 비교적 적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이다. 실제 치료 효과의 크기와 유지기간은 대규모 임상에서 다시 확인돼야 한다.

항체로 모발 성장주기를 바꾸는 ABS-201

앱사이의 ABS-201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설계한 장기지속형 항체 치료제다.

이 후보물질은 모낭에 존재하는 프로락틴 수용체를 차단해 휴지기 모낭이 성장기로 전환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탈모치료제와 전혀 다른 표적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1·2a상이 진행 중이다. 2026년 6월 발표된 초기 결과에서는 심각한 이상반응이 확인되지 않았고, 약물의 반감기가 65일 이상으로 관찰됐다.

장기간 효과가 확인된다면 자주 투여하지 않는 항체 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초기 안전성과 약물 지속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실제 탈모 환자에게 어느 정도의 발모 효과를 보이는지는 후속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모낭 생성 신호를 직접 자극하는 JW0061

JW중외제약의 JW0061은 모낭 줄기세포에 영향을 주는 GFRA1 수용체를 활성화해 새로운 모낭 형성과 모발 성장을 유도하는 후보물질이다.

남성호르몬 억제나 혈관 확장이 아닌 모낭 재생 신호를 직접 자극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형 탈모에도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동물실험과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 연구를 거쳐 2026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강조된 모낭 생성과 발모 효과는 대부분 비임상시험 결과다. 사람에게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는 이제 임상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신약 지도 넓어졌지만 대부분은 아직 임상 단계

2026년 탈모치료제 개발의 핵심은 먹는 약이 주사제로 바뀌고, 주사제가 다시 RNA 치료제로 넘어가는 일직선의 변화가 아니다.

기존 성분의 효과를 오래 유지하려는 CKD-843, 두피에서 안드로겐 작용을 차단하는 클라스코테론, 안드로겐 수용체 발현을 낮추는 OLX104C가 동시에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모낭 줄기세포를 다시 활성화하는 PP405, 프로락틴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ABS-201, 모낭 생성 신호를 자극하는 JW0061처럼 기존 치료제와 다른 기전의 후보도 경쟁에 합류했다.

다만 개발 단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임상 3상에 도달한 후보가 있는 반면 사람 대상 임상을 막 시작한 치료제도 있다. 동물실험이나 초기 임상에서 확인된 결과가 곧 실제 치료제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먹는 탈모약의 시대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성별과 탈모 상태, 치료 편의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식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현재의 탈모 신약 지형에 가장 가깝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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