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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8-20 08: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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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바르던 탈모약, 주사·RNA 치료제로 넓어진다


서방형 미녹시딜·두타스테리드 주사제는 후기 임상…모낭 줄기세포·RNA 치료도 개발 경쟁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로 대표되던 탈모치료제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탈모약을 천천히 방출되는 제형이나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바꾸는 한편, 두피에서 남성호르몬 작용을 차단하거나 모낭 줄기세포를 다시 활성화하는 신약도 개발되고 있다. RNA 간섭 기술을 이용한 주사제와 새로운 원형탈모 치료제도 출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 모두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임상 3상이나 허가 신청 단계에 접근한 치료제가 있는 반면,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가능성을 확인하는 초기 후보도 있다.

현재 개발 단계와 상용화 가능성을 기준으로 주목할 만한 차세대 탈모치료제를 정리했다.

정식 ‘먹는 미녹시딜’ 나올까…VDPHL01

상용화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후보 중 하나는 베라더믹스가 개발하는 ‘VDPHL01’이다.

VDPHL01은 새로운 성분이 아니라 미녹시딜이 천천히 방출되도록 만든 서방형 경구제다. 현재 먹는 미녹시딜은 탈모 진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탈모치료제로 정식 허가받은 용법은 아니다.

베라더믹스는 남성형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3상 Study 302에서 6개월 후 모발 수와 환자 평가 등 주요 지표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두 번째 남성 3상 결과는 2026년 하반기, 여성형 탈모 환자 55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는 2027년 상반기 공개될 예정이다.

허가에 성공하면 남성과 여성의 패턴형 탈모를 대상으로 정식 허가받은 최초의 경구용 비호르몬성 탈모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서방형 제제가 미녹시딜의 혈중농도 급상승과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는지가 허가심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두피에서 남성호르몬 작용 차단…클라스코테론

코스모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하는 클라스코테론 5% 용액도 출시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꼽힌다.

클라스코테론은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처럼 DHT 생성을 감소시키는 약이 아니다. 두피에 바른 뒤 모낭의 안드로겐 수용체에 남성호르몬이 작용하는 것을 국소적으로 차단한다.

남성형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두 건의 임상 3상을 마쳤으며, 회사는 미국 허가 신청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허가된다면 미녹시딜과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바르는 남성형 탈모치료제가 등장하게 된다.

다만 회사가 발표한 위약 대비 상대적 개선율과 실제 증가한 모발 수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전체 임상자료와 규제기관의 심사 결과가 공개된 후 정확한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

매일 먹는 두타스테리드, 수개월에 한 번 주사로

국내 개발 후보 중 가장 앞서 있는 제품은 종근당의 두타스테리드 장기지속형 주사제 ‘CKD-843’이다.

CKD-843은 두타스테리드를 생분해성 미립구 안에 넣어 주사 후 약물이 일정 기간 천천히 방출되도록 만든 제품이다. 매일 약을 복용하는 대신 수개월 간격으로 의료기관에서 주사를 맞는 방식이 목표다.

현재 국내 남성형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시험 종료 예정 시점은 2027년 7월이다. 이후 결과 분석과 품목허가 심사가 남아 있어 실제 허가는 빨라도 2028년 전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CKD-843은 탈모 부위 두피에 촘촘하게 놓는 메조테라피 주사와 다르다. 피하 또는 근육에 투여한 뒤 약물이 혈액을 통해 전신에 작용하는 방식이다. 복약 편의성은 높지만, 한번 투여하면 이상반응이 발생해도 즉시 약을 중단할 수 없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피나스테리드는 월 1회 주사로…IVL3001

대웅제약과 인벤티지랩이 공동 개발하는 ‘IVL3001’은 피나스테리드 기반 장기지속형 주사제다.

IVL3001 역시 미립구에서 피나스테리드가 서서히 방출되는 방식으로,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호주에서 남성형 탈모 환자 75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에서는 IVL3001을 반복 투여한 환자와 프로페시아를 매일 복용한 환자의 DHT 변화와 약물 농도,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다. 예상 종료 시점은 2027년 2월이지만 이후 확증 3상이 필요해 CKD-843보다는 개발 단계가 뒤에 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주사제가 허가되면 탈모치료의 선택지는 ‘매일 먹는 약’에서 ‘한 달 또는 수개월에 한 번 맞는 약’으로 넓어질 수 있다. 반면 주사제 가격과 의료기관 방문 부담, 장기간 지속되는 이상반응 가능성은 새로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잠든 모낭 줄기세포 다시 깨운다…PP405

미국 펠라지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하는 ‘PP405’는 기존 탈모약과 기전이 다르다.

피나스테리드처럼 남성호르몬을 억제하지 않고 휴지 상태에 있는 모낭 줄기세포의 대사를 전환해 다시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바르는 치료제다. 남성과 여성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비호르몬성 탈모치료제를 목표로 한다.

회사는 2a상 임상에서 일부 참여자의 모발 밀도가 증가하는 초기 유효성 신호를 확인했으며, 2026년 후기 임상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PP405가 이미 사라진 모낭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남아 있지만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모낭 줄기세포를 다시 성장 단계로 전환하는 개념이다. 초기 임상에서 확인된 결과가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도 재현되는지가 관건이다.

안드로겐 수용체를 RNA로 억제…OLX72021

국내 기업 올릭스가 개발하는 ‘OLX72021’은 RNA 간섭 기술을 이용한 남성형 탈모치료제다. 과거 개발명은 OLX104C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DHT 생성을 억제하지만, OLX72021은 모낭에서 안드로겐 수용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억제한다.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 신호를 받아들이는 통로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다.

두피에 국소 주사하며, 한 번 투여한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면서 전신 노출을 줄이는 것이 개발 목표다. 기존 치료제와 다른 RNA 기반 기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초기 임상 단계다.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투여했을 때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두피 외 다른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시점에서는 출시가 임박한 제품이라기보다 가능성을 검증 중인 차세대 후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 선택지 넓힐 린버크

자가면역질환인 원형탈모 분야에서는 애브비의 ‘린버크’가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우파다시티닙 성분의 린버크는 국내에서 아토피피부염과 류마티스질환 등에 사용되는 JAK 억제제다. 중증 원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효과를 확인했으며, 2026년 7월 유럽연합에서 성인과 12세 이상 청소년의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미국에도 원형탈모 적응증 확대 신청이 제출됐다. 국내에서는 아직 원형탈모 치료제로 허가되지 않았지만, 이미 국내에 판매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후보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성인 중증 원형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올루미언트와 아직 비급여인 리트풀로에 이어 린버크까지 허가될 경우 치료제 간 효과와 연령, 안전성, 급여 여부를 고려한 선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탈모치료제, 하나의 ‘기적의 약’보다 선택지가 넓어지는 방향

현재 개발 단계만 놓고 보면 VDPHL01과 클라스코테론, 린버크의 원형탈모 적응증 확대가 상용화에 비교적 가까운 후보로 평가된다. 국내 개발 제품 중에서는 임상 3상에 진입한 CKD-843이 가장 앞서 있다.

IVL3001과 PP405는 후속 임상 결과를 지켜봐야 하며, OLX72021은 아직 초기 임상 단계다. 초기 시험에서 효과 가능성이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출시나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효과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차세대 탈모치료제의 흐름은 하나의 신약이 기존 치료를 모두 대체하는 방향이라기보다 치료 방법과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쪽에 가깝다.

매일 먹던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허가 밖에서 사용되던 먹는 미녹시딜은 정식 탈모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두피에서 남성호르몬 작용을 차단하는 바르는 약과 모낭 줄기세포·RNA 기반 치료제가 뒤를 잇고 있다.

새로운 후보물질의 등장 자체보다 어느 치료제가 후기 임상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실제 허가까지 도달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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