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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7-05 17:01:05
  • 수정 2017-07-05 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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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기의 탈모탈출 지침서] 2018630일 지방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지가 중요한 정치인에게 있어서 탈모는 사소한 노화현상만은 아닌 것 같다. 지난 전국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탈모 정도가 비대칭인 후보들 간의 경합에서 상대적으로 탈모가 덜 진행된 후보가 당선된 경우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재미있는 것은 고위직 선출로 갈수록 탈모 정도가 더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실제로도 예전에 많이 보던 대머리 정치인을 최근에는 잘 볼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정치인 뿐 아니라 일반인 역시 외형적 요건이 갈수록 경쟁 요소로 인식되며 탈모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고민거리로 급부상 중이다. 그런 이유로 탈모 치료를 전문으로 맡고 있는 피부과 의사로서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다행히 최근 10년 사이 수많은 과학자들에 의해서 탈모와 모발재생에 관련한 세포 메카니즘들이 점점 밝혀지고 있어 이번 글에서는 탈모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는 최신 연구들을 종합 정리해 본다.


탈모는 체내에서 테스토스테론이 5αR 환원효소에 의해 전환된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 이론은 1997년 이래 지금까지 거의 단일한 패러다임으로 탈모관련 산업에 보편적 상식으로 받아들여져 왔으나 지난 20년 간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과학적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며 탈모의 핵심적 메커니즘으로서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지난 연구들을 정리해보면, DHT가 세포질 내에서 남성호르몬 수용체와 결합하여 DNA에 전사되면 세포 내 정해진 경로에 의해 세포사멸인자가 생산, 배출되면서 자가/주변세포의 단백질을 파괴하고, 모발이 퇴행기로 전환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세포 괴사를 촉진하여 탈모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네거티브 사이토카인으로는 BMP, DKK-1, TGF-β, TNF-α, IL-1, IL-6 등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IL-1은 만성 염증에도 깊이 관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들을 종합해보면, 탈모의 억제를 위해서는 이전부터 유일한 치료방식으로 믿어져 왔던 DHT를 억제하는 방법 뿐 아니라 DHT에 의해 유도된 네거티브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방법을 하나 더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희망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주목되는 성분이 바로 사이토카인인 노긴이다. 노긴(Noggin)은 네거티브 사이토카인의 하나인 ‘BMP’의 길항제로써 BMP 조절을 통해 줄기세포의 분화를 촉진하고, 모낭세포의 파괴를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줄기세포 및 모낭세포의 증식과 분화작용의 필수 신호인 Wnt / β-catenin 신호를 활성화시켜 모발의 성장을 촉진하므로, 노긴에 의한 BMP의 억제는 모발의 성장기 도입에 필수적임이 보고되었다.


노긴과 함께 모발성장 촉진에 주목되는 성분은 성장인자(Growth Factor)들이다. 현재 모발에의 효과가 확인되어 널리 쓰이고 있는 Growth FactorsVEGF(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IGF-1(Insulin-like Growth Factor-1), bFGF(basic Fibroblast Growth Factor) 3가지인데, 이와 더불어 KGF(Keratinocyte Growth Factor)SCF(Stem Cell Factor)도 모발성장 촉진효과와 관련하여 사용되고 있다.


KGF는 모발 구성 물질인 케라틴세포의 증식을 조절하는 또 하나의 핵심적인 성장인자이며, 최근 연구에 의하면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 등으로부터 세포손상을 막는 기전도 증명되어 앞으로 그 응용이 더욱 기대되는 성분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2009년 미 FDA에서는 3상 임상실험을 거쳐 rhKGF(recombinant human Keratinocyte Growth Factor)를 주성분으로 하는 주사제를 암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구강점막 치료제로 허가한 바 있다.


SCF는 줄기세포 및 조혈모세포의 분화를 위해 필수적인 성장인자이다. 탈모환자의 두피에서는 SCF의 발현이 정상인에 비해 약 70% 정도로 낮게 나타나므로 SCF는 탈모환자의 치료를 위해 중요한 사이토카인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또한 SCF는 멜라닌세포의 정상화에도 관여하고 있어 이론적으로는 더 연구해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


성장인자와 노긴 같은 사이토카인들을 활용하는 치료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첫째, 사이토카인은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달리 병변부위에 존재하는 세포들에서 생성되어 세포벽에 존재하는 특정의 수용체를 통해서만 자가분비, 주변분비 방식으로 작용하는 세포호르몬이므로 부작용 발생요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둘째, 탈모치료과정에서 필요한 두 가지 요점인 탈모억제모발성장촉진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점이다.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피나스테리드 처방을 통해 탈모억제를 할 수 있었으나 여성환자의 경우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 왔던데 비해 노긴과 KGF, SCF, bFGF, VEGF, IGF-1 5가지 성장인자를 결합한 사이토카인 치료는 세포사멸인자를 억제하고, 세포자극물질의 생산 및 분비를 촉진하므로 탈모억제모발 성장촉진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작용의 컴비네이션을 이뤘다는 점에서 그렇다.


성장인자 치료는 이미 상당기간 의료계에 도입되어 활용되어 왔으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보다 더 다양한 사이토카인들이 개발되어 의원에 도입되는 추세다. 그 중에는 상당한 임상적 근거를 확보한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어 앞으로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로 인해 탈모환자의 삶의 질 역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 / 민복기(올포스킨피부과 대표원장)

정리 / 채시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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