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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그런가보다"…가을탈모, 안심하다 치료 시기 놓칠 수도 - 매년 9~10월이면 반복되는 '가을탈모' 통념, 전문가들 "계절 탓만 하다간 놓치는 것도 있어"
  • 기사등록 2026-09-19 06: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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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있다. 바로 '가을탈모'다. 매년 이맘때면 "가을엔 원래 머리가 많이 빠진다"는 이야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미용실, 병원 대기실을 오간다.


사진=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


실제로 가을탈모는 의료진 사이에서도 폭넓게 받아들여지는 현상이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는 가을을 '탈모의 계절'이라 부르며, 계절에 따라 모발이 늘고 줄어드는 주기가 있다는 점을 설명해왔다. 최근에도 권 교수는 "계절적으로 가을에 들어가면서 9~10월경에 탈락모가 느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있다"며 "많이 알려진 사실"이라고 밝혔다.


가을탈모, 왜 생기나

가을탈모의 배경에는 여름철 신체가 받은 스트레스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모발은 성장기·퇴행기·휴지기·탈락기의 주기를 반복하는데, 여름철 무더위와 자외선, 땀·피지 분비 증가로 두피에 자극이 누적되면 모발이 예정보다 일찍 휴지기로 넘어간다. 이렇게 휴지기에 들어간 모발이 실제로 빠지기까지는 시차가 있는데, 그 시점이 대체로 가을과 맞물린다는 것이다.


맥스웰피부과 노윤우 원장은 "가을에 머리가 많이 빠지는 건 여름철 받은 신체적 스트레스의 영향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위로 인한 식욕 저하나 열대야로 인한 수면의 질 저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가을철 호르몬 변화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하루 50~100가닥 정도의 모발 탈락은 정상 범위로 보는데, 가을철에는 이보다 늘어난 탈락량을 체감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가을이니까'라며 넘기는 태도

여기서 짚어야 할 지점이 있다. 계절성 탈모라는 개념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지만, 이 통념이 오히려 진짜 탈모를 방치하는 핑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서울 맥스웰피부과 노윤우 원장


노윤우 원장은 "계절적인 변화로 머리가 빠지는 양이 증가하는 것은 정상 범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라면서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면 병원에 와서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계절 탓이 정상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그것이 모든 탈모를 계절 탓으로 돌려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뜻이다.


문제는 계절성 탈모와 진행성 탈모를 스스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계절성 탈모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회복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안드로겐성 탈모 등 진행성 탈모는 계절과 무관하게 서서히 지속된다. 그런데 이 차이는 결국 몇 개월을 지켜봐야 드러나는 사후적 판단이다. 당장은 "가을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이 사이 놓치는 것이 바로 치료의 '골든타임'이다. 탈모 치료는 조기에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약물치료의 경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통상 2~3개월이 걸린다. 가을탈모라 여기며 흘려보낸 서너 달이, 실제로는 치료를 시작했다면 지킬 수 있었던 모발을 잃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휴지기 탈모는 계절 변화뿐 아니라 갑상선 기능 이상, 철분 결핍, 스트레스, 특정 약물 부작용 등 다른 원인으로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증상만 놓고 보면 '가을이라 그런가보다'로 뭉뚱그려지기 쉬워, 정작 원인이 되는 질환을 놓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은 결국 하나다. 판단은 스스로 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으라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있다면 단순 가을탈모로 넘기기보다 병원을 찾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 탈락모 증가가 두 달 이상 계속될 때

- 정수리나 M자 등 특정 부위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될 때

- 두피가 이전보다 비쳐 보이거나 모발이 눈에 띄게 가늘어졌을 때

- 가족력이 있거나 이전부터 탈모 진행을 체감하고 있었을 때


가을탈모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은 계절 인사말처럼 쓰인다. 하지만 그 말에 기대어 안심하는 사이, 정작 살펴봐야 할 변화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시점이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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