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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RN 탈모효과, 샴푸·두피세럼에 들어가면 머리가 날까 - 주사제로 알려진 재생 성분 화장품으로 확산…함량보다 두피 전달력과 완제품 임상 확인해야
  • 기사등록 2026-09-21 1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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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RN의 전달방식은 주사와 도포 두가지 방식이 있다. 사진=이해를 위한 AI 이미지


PDRN을 함유한 샴푸와 두피세럼, 앰플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PDRN은 피부 재생 시술과 의약품을 통해 ‘재생에 좋은 고급 성분’이라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제품에 PDRN이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일반 두피화장품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을 만큼 이름값도 높아졌다.

그러나 PDRN을 주사해 조직에 직접 전달하는 것과 샴푸나 세럼으로 두피에 바르는 것은 다르다. PDRN 자체의 가능성과 이를 함유한 화장품의 탈모효과도 구분해야 한다.


의약품으로 먼저 알려진 PDRN

PDRN은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의 약자로, 일정한 길이의 DNA 조각이 섞여 있는 물질이다. 현재는 주로 연어과 어류의 정자 생식세포에서 DNA를 추출·정제해 만든다.

PDRN은 체내에서 염증 조절과 혈관 생성, 상처 회복과 조직 재생에 관여할 가능성이 연구돼 왔다. 국내에서도 피부이식으로 인한 상처 치료와 조직 수복에 사용하는 PDRN 전문의약품이 허가돼 있다.

이러한 의료적 활용이 PDRN 화장품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소비자는 주사제에 사용되는 성분이 샴푸와 두피세럼에 들어가면 비슷한 재생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기 쉽다.

하지만 상처 치료에 사용되는 PDRN 주사제가 탈모치료제로 허가된 것은 아니다. 주사제에서 확인된 조직 재생 가능성을 바르는 화장품의 발모 효과로 바로 연결할 수도 없다.


의료 성분의 명성을 파는 ‘컨셉성분’

화장품 업계에서는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주목받은 성분을 제품의 핵심 이미지로 활용해 왔다.

과거 인태반 추출물에 이어 성장인자, 줄기세포배양액, 엑소좀 등이 재생과 항노화 이미지를 앞세워 고가 제품에 사용됐다. 최근에는 PDRN이 새로운 ‘컨셉성분’으로 떠오르고 있다.

컨셉성분이란 효과가 전혀 없는 성분을 뜻하지 않는다. 과학적 가능성은 있지만 완제품의 실제 효과보다 성분이 가진 이야기와 고급 이미지가 마케팅에 더 크게 활용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PDRN 역시 연구 가치가 있는 성분이다. 다만 좋은 성분이라는 명성이 샴푸나 두피세럼의 탈모효과까지 보증하지는 않는다.


큰 PDRN 분자, 두피를 통과할 수 있을까

PDRN은 크기가 서로 다른 DNA 조각의 혼합물로, 일반적인 화장품 성분과 비교해 분자량이 매우 크다. 물을 좋아하고 음전하를 띠는 DNA의 성질도 지방 성분이 많은 피부장벽을 통과하는 데 불리하다.

두피에는 모낭이라는 통로가 있지만 모낭 입구에 성분이 머무는 것과 수㎜ 아래의 모유두세포와 모낭 성장조절 부위까지 도달하는 것은 다르다.

특히 샴푸는 두피에 닿는 시간이 짧고 물과 계면활성제로 씻겨 나간다. 두피에 남겨두는 세럼과 에센스는 샴푸보다 유리하지만, 실제로 PDRN이 필요한 위치까지 전달되는지는 별도의 투과시험이 필요하다.

업체들은 저분자화, 가수분해, 리포좀과 나노입자 등을 이용해 전달 한계를 보완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저분자 PDRN’이나 ‘리포좀 PDRN’이라는 표현만으로 흡수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완제품 속 PDRN의 실제 분자량과 안정성, 사람 두피에서의 전달 깊이와 도달량을 확인해야 한다.


기존 기능성 성분의 효과와 구분해야

PDRN 두피제품이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화장품’으로 판매되더라도 PDRN 자체가 탈모 기능성 성분으로 인정됐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다.

기존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성분을 기본으로 넣고 PDRN을 추가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제품을 사용한 뒤 두피 상태나 빠지는 모발 수가 개선돼도 그것만으로 PDRN의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PDRN의 추가 효과를 확인하려면 다른 성분과 제형은 모두 같게 하고 PDRN만 넣은 제품과 뺀 제품을 비교해야 한다.

단순한 사용 만족도나 두피 수분량이 아니라 모발 수와 굵기, 성장기·휴지기 모발 비율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연구만으로는 실제 판매되는 PDRN 샴푸나 두피세럼이 PDRN을 넣지 않은 동일 제품보다 탈모 개선에 더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


업체는 입증해야

PDRN을 제품의 핵심 성분으로 내세우고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업체가 그 가치를 먼저 증명해야 한다.

순수 PDRN의 실제 함량과 분자량, 완제품 안에서의 안정성, 사람 두피 투과시험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PDRN 무첨가 동일 제형과 비교해 모발 수와 굵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보여줘야 한다.

소비자 역시 ‘PDRN 함유’라는 문구만으로 주사제와 같은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기능성화장품 여부와 실제 함량, 씻어내는 제품인지 두피에 남기는 제품인지, 어떤 방식의 임상시험을 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PDRN은 좋은 이야기를 가진 성분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이름이 아니라, 샴푸와 두피세럼에서도 실제로 작용한다는 증명이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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