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고지원(오른쪽)과 언니 고지우. 사진=KLPGA
KLPGA 투어 조건부 출전권자인 고지원(21)이 고향 제주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고지원은 언니 고지우(23)가 우승한 지 한 달여 만에 동생이 정상에 오르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한 시즌 자매 동반 우승의 진기록도 세웠다.
고지원은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66-66-66-69)를 기록한 고지원은 노승희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1억 8천만 원.
고지원은 데뷔 3년 만에 61번째 출전 대회에서 감격을 맛봤다. 특히 올해는 2부 드림투어에서 뛰면서 KLPGA 투어의 빈자리가 나올 때 참가할 수 있는 조건부 출전권자였는데, 이날 고향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올 시즌 남은 기간을 포함해 2027년까지 KLPGA 투어 출전 자격을 얻었다.
고지원은 지난 3일 끝난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에서부터 ‘고지우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했다가 배소현에게 역전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했지만 단단한 경기력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전날 3라운드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등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날 잔여 경기 4개 홀까지 6타를 줄이며 2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5번 홀(파5), 6번 홀(파4) 연속 버디로 4타 차 선두로 달아난 고지원은 이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그 사이 2위 노승희가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14번 홀(파5) 버디로 2타 차로 고지원을 추격한 노승희는 16번 홀(파4) 보기로 밀려나는 듯했지만 17번 홀(파3)에서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또 2타 차로 좁혔다. 하지만 18번 홀(파5)에서 고지원과 노승희가 경쟁적으로 송곳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낚으며 승부는 그대로 마감됐다.
고지원은 우승 후 언니 고지우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챔피언 퍼트를 하는데 이미 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분명히 운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우는 모습을 보니깐 너무 웃겨서 오히려 내 눈물이 쏙 들어갔다”며 “항상 고마운 존재다. 언니를 보면서 골프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대한 열정을 배우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올 시즌 부쩍 성장한 배경으로 ‘멘탈’과 ‘퍼트’를 꼽으며 “예전에는 쫓기듯 플레이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스스로 혹사도 많이 했다. ‘회복 탄력성’이란 책을 읽고 생각을 전환했다”며 “이전에는 스폰서와 가족들에게 증명하려고 애쓰는 골프를 쳤는데, 나를 위한 골프를 하고 스스로 즐기기 시작하면서 좀 더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우승을 목표로 계속해서 좋은 플레이를 이어가고 싶다. 실수를 줄이고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9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격한 디펜딩 챔피언 윤이나는 2타를 줄이며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이다연과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성현은 5개월 만에 출전한 KLPGA 투어 대회에서 모처럼 정교한 샷과 퍼트를 뽐내며 나흘 내내 언더파를 기록, 부활 시동을 걸었다. 박성현은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11위에 랭크됐다.
이종근 기자 (탈모인뉴스 www.talmo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