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신정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가 22일 KBS1 ‘아침마당’에서 여성 탈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부쩍 늘거나 가르마 사이로 두피가 드러나면 여성들도 탈모를 걱정하게 된다. 중년 이후에는 나이와 갱년기 탓으로 여기기 쉽지만, 여성에게 나타나는 탈모를 모두 같은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지난 22일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한 신정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숨기고 싶은 고민 여성 탈모’를 주제로 강연했다. 신 교수는 휴지기 탈모와 여성형 안드로겐 탈모, 원형 탈모의 특징과 치료 방법을 소개했다. 여성 탈모도 어떤 유형인지 구분하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갑자기 많이 빠진다면, 몇 달 전 몸의 변화부터
휴지기 탈모는 모발의 성장주기에 변화가 생겨 평소보다 많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상태다. 출산이나 급격한 체중 감량, 고열을 동반한 질환, 수술 등 신체적 변화 이후 나타날 수 있다.
특징은 원인이 된 사건과 머리카락이 빠지는 시점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갑자기 탈락량이 늘었다면 현재의 생활뿐 아니라 수개월 전 건강 상태와 식사량, 체중 변화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신 교수는 강연에서 휴지기 탈모의 원인으로 영양 문제와 갑상선 이상 등도 설명했다. 원인이 해소되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탈락이 지속되거나 숱이 줄어드는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다른 탈모가 동반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국피부과학회도 일시적인 과도한 모발 탈락과 유전적 탈모를 구분하며,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가르마가 서서히 넓어진다면 여성형 탈모 확인
여성형 탈모는 머리카락이 점차 가늘어지면서 가르마와 정수리 부위의 두피가 이전보다 잘 보이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많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보다 오랜 기간 모발의 굵기와 밀도가 달라지는 변화가 눈에 띄기도 한다.
폐경 전후에 변화를 느끼는 여성도 있지만, 중년 이후에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 소인과 나이, 호르몬 관련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므로 갱년기 증상으로만 여기고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신 교수는 여성형 탈모의 기본적인 치료로 바르는 미녹시딜을 소개했다. 치료 효과는 단기간에 판단하기 어렵고, 좋아진 상태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영국피부과학회 역시 바르는 미녹시딜이 일부 여성에서 탈모 진행을 늦추고 모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동그랗게 비는 원형 탈모, 스트레스 탓으로만 넘기지 말아야
원형 탈모는 모낭에 대한 자가면역 반응과 관련된 질환이다. 동그란 탈모반으로 시작할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넓은 범위로 진행하기도 한다.
신 교수는 원형 탈모 치료로 스테로이드 연고와 주사 등을 설명하고, 중증 환자에게는 JAK 억제제 등 전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치료 선택은 탈모의 범위와 진행 정도,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원형 탈모를 단정하거나, 스트레스만 줄이면 낫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눈에 띄게 비는 부위가 생겼다면 진료를 통해 유형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진료 전에는 시작 시점과 변화 양상을 정리
여성 탈모 진료에서는 언제부터 변화가 시작됐는지, 갑자기 많이 빠지는지 또는 서서히 가늘어지는지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출산과 체중 감량, 질환, 복용 약의 변화 등도 함께 전달하면 원인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된다.
같은 조명과 각도에서 가르마와 정수리 사진을 남겨두는 것도 변화 확인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사진이나 빠진 머리카락의 양만으로 탈모 유형을 확정할 수는 없다.
여성 탈모는 원인에 따라 회복을 기다리며 유발 요인을 교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진행을 늦추기 위한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나이나 계절 탓으로만 여기기보다 자신의 모발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