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모발이식 경험을 지인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표현한 생성 이미지.
“나 모발이식 했어.”
누군가에게는 아직 꺼내기 조심스러운 말이다. 하지만 연예인이 탈모와 모발이식 경험을 공개하고, 자신의 수술 이야기를 주변과 나누는 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발이식이 점차 익숙한 선택이 되면서 수술 사실을 밝히는 분위기도 달라질지 주목된다.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는 2025년 실태조사에서 회원 의사들에게 이례적인 질문을 던졌다. 2024년에 진료한 모발이식 환자 중 과반이 가족·친구·직장 동료에게 수술 사실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는지를 물은 것이다.
응답 의사 170명 중 44.1%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는 24.1%, ‘잘 모르겠다’는 31.8%였다. 수술 결과나 치료 방법을 넘어 환자가 모발이식 사실을 주변에 말할 생각이 있는지를 조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 의료계에서도 공개적인 경험담에 주목하고 있다. 모모성형외과가 2025년 모발이식 트렌드를 발표할 당시, 김승준 서울점 대표원장은 2022~2023년 남성 연예인들의 ‘탈밍아웃’에 이어 2024년에는 여성 연예인들도 탈모와 모발이식 사실을 밝히며 대중화가 확산됐다고 평가했다.
같은 발표에서 고상진 모모의원 부산점 대표원장은 상담 과정에서 환자들이 모발이식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쌍꺼풀 수술이나 라식처럼 모발이식을 편하게 받고 일상에 복귀하는 흐름을 전망했다. 수술을 결정하는 부담과 수술 사실을 밝히는 마음은 같지 않지만, 모발이식을 대하는 거리감이 줄어드는 현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발언이다.
모발이식 후에도 수술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은 있을 것이다. 반면 자신의 경험을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중요한 변화는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아니라, 모발이식을 했다고 말해도 특별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데 있다.
국제학회가 공개 의향을 조사하고 국내 의료진이 연예인들의 ‘탈밍아웃’을 대중화의 한 장면으로 언급한 것도 그런 변화를 읽게 한다. 모발이식이 더 익숙한 선택으로 자리 잡을수록 “나도 했어”라고 자신의 경험을 밝히는 사람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훈기자(med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