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규제 이후에도 저가 탈모약 가격이 유지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지=제작)
피나스테리드 제네릭을 한 알에 150원 안팎으로 조제하는 약국이 있다. 매일 탈모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반가운 가격이다. 한 알에 100원만 차이가 나도 1년 동안 부담하는 약값은 3만 원 넘게 달라진다.
저렴한 탈모약 가격은 여러 경쟁이 쌓인 결과다. 다양한 제네릭 제품이 출시됐고, 약국들은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취급하며 환자를 모았다. 종로 온유약국의 오뉴페시아처럼 특정 약국과 함께 알려진 제품도 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환자가 저가 약국을 찾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됐다.
최근 공포된 개정 약사법은 이 가운데 플랫폼의 의약품 공급 방식에 변화를 예고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겸업과 특수관계를 통한 약국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법 시행 후 피나스테리드 가격이 오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저가 경쟁에 참여해 온 한 축의 사업 방식이 바뀌는 만큼, 지금의 가격이 유지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시장에는 여러 제네릭 제품이 있다. 약국마다 취급하는 제품과 환자가 부담하는 가격도 다르다. 저렴한 제품을 찾는 환자가 늘면서 약국의 가격 경쟁도 활발해졌다.
예전에는 이른바 ‘탈모약 성지’를 알아내려면 주변 경험담을 듣거나 직접 약국에 문의해야 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확산된 뒤에는 앱을 통해 약국 정보를 찾는 환자가 늘었다. 저가 약국이 알려지고 환자가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경로가 넓어진 셈이다.
플랫폼이 피나스테리드 가격을 얼마나 낮췄는지 보여주는 자료는 없다. 저가 탈모약이 모두 플랫폼 때문에 등장한 것도 아니다. 다만 환자가 저렴한 약국을 더 쉽게 찾게 되면 약국 간 경쟁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하다.
이번 약사법 개정은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환자와 약국을 연결하면서 의약품 도매업도 함께 운영하는 구조를 제한한다. 플랫폼과 특수관계에 있는 도매상이 해당 플랫폼 이용 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행위와 다른 도매상을 거친 우회 공급도 규제 대상이다. 관련 규정은 2027년 9월 시행될 예정이다.
입법 취지는 플랫폼이 의약품 공급에도 이해관계를 가질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막는 데 있다. 환자에게 약국을 보여주는 중개 기능과 의약품을 공급하는 기능이 한 사업 구조 안에 놓이면, 특정 약국이나 제품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 취지와 별개로 환자가 누려온 저가 경쟁의 효과도 봐야 한다. 플랫폼을 통해 저렴한 약국을 찾던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유통 구조가 바뀐 뒤에도 같은 가격과 선택 기회를 얻을 수 있느냐다.
개정 약사법이 저가 제네릭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약국은 일반 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가격 경쟁도 계속할 수 있다. 온유약국의 오뉴페시아 같은 제품을 이번 플랫폼 도매 규제의 직접 대상으로 볼 근거도 없다.
따라서 법 시행과 동시에 150원대 피나스테리드가 사라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반대로 플랫폼과 관련된 공급 구조가 바뀌어도 약국의 취급 제품과 가격에 영향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탈모인에게 필요한 것은 법 시행 전후의 실제 가격을 확인하는 일이다. 저가 제품이 계속 공급되는지, 환자가 그 제품을 취급하는 약국을 쉽게 찾을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피나스테리드 가격이 오를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매일 약을 복용하는 환자라면 미리 물을 만하다.
플랫폼의 유통 참여를 제한한 뒤에도, 지금의 저가 경쟁은 계속될까.
이번 법 개정이 탈모인에게 미친 영향은 결국 환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약값과 선택할 수 있는 약국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로 드러날 것이다.
관련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약사법 일부개정법률’(법률 제21937호)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