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가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고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에는 탈모가 사회의 큰 이슈로 등장하지도 않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고민을 안겨주지도 않은 미미한 문제였다.
탈모 즉 대머리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으로 알고 있었고, 생활을 하면서 대머리는 ‘정력의 화신’이라는 정도의 관심밖에 없었다.
1958년도에 ‘탈모비누 사건’이라는 웃지 못 할 사건이 세간에 관심을 받게 된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고, 연일 신문지면을 도배하다시피 한 사건이다.
내용은 군대 내에 비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부정사건이었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큼 가난한 나라였다.
국내에서 나오는 우지(牛脂) 량으로는 납품받은 비누를 생산할 수 없어서 해외로부터 우지를 수입하여 들여와야 했다.
나라가 가난하여서 달러를 구하기도 힘이 들었고, 그리고 달러를 사용하려면 국가의 ‘사용 허가’를 받아야만 정상적으로 우지를 해외에서 수입할 수 있는데, 가난한 국가 정부로부터 달러 사용 허가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결국은 사용 허가가 나지 않았고, 편법으로 납품받은 비누의 함량을 낮추어서 국방부에 납품한 게 일명 ‘탈모비누사건’이다.
이 사건은 국방부로 끝난 것이 아니라 미8군까지 문제가 확대된 사건인데 결국은 함량 미달의 비누를 납품한 두 업체의 사장들을 구속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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