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레이저 치료의 허와 실: 모낭 세포 활성화인가, 과대광고인가
의학적 근거와 임상 효과의 한계 명확히 구분해야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가정용 탈모 레이저 치료기나 병원에서의 레이저 시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탈모는 나이가 들면서 피하기 어려운 고민 중 하나로, 약물 복용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이 대안으로 레이저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은 레이저 치료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그 효과와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레이저의 핵심 원리는 '저출력 레이저 치료(Low-Level Laser Therapy, LLLT)'다. 고출력 레이저가 조직을 파괴하거나 절개하는 데 사용되는 반면, 저출력 레이저는 두피 표면에 특정 파장의 빛을 조사하여 세포를 자극한다.
의학계에 따르면, 약 650나노미터(nm) 안팎의 적색광 파장은 두피 깊숙한 모낭 세포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 빛이 모낭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하면, 세포 에너지원인 ATP 생산이 촉진된다. 결과적으로 두피의 미세혈관 혈류량이 증가하고, 모동 세포의 분열이 활성화되어 모발이 성장기 단계로 진입하도록 돕는 원리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일부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의 보조 요법으로 승인한 바 있다.
임상적 효과와 한계: '모발 생성'이 아닌 '굵기 개선'
그러나 레이저 치료의 효과를 오인해서는 안 된다. 많은 환자가 레이저를 사용하면 머리카락이 새로 자라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임상적 결과는 이와 다르다.
기존 모발의 연장 및 강화: 레이저 치료는 이미 소실된 모낭에서 새로운 모발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다만 퇴행기에 접어든 모발의 수명을 연장하고, 가늘어진 모발을 굵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 국한된다.
초기 환자에게 유효: 모낭 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중증 탈모 환자에게는 효과가 거의 없다. 모낭이 아직 살아있는 탈모 초기나 중기 단계에서만 제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한두피모발학회 관계자에 따르면 "레이저 치료기는 단독 치료로서의 효과보다 약물 치료의 보조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타당하다. 이미 머리카락이 빠진 자리에 다시 머리가 나게 하는 극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 한다.

과대광고와 부작용 유의해야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 가정용 탈모 치료기 중에는 의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탈모 완치', '모발 증식' 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중장년층을 현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의료기기가 아닌 단순 공산품이나 미용 기기로 등록된 제품은 출력량이나 파장이 일정하지 않아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부작용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부적절한 파장이나 과도한 출력의 레이저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두피에 화상을 입거나 오히려 모낭이 손상되어 탈모가 악화될 수 있다. 또한 피부염이나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인지 확인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탈모 레이저 치료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안드로겐성 탈모의 주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호르몬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경구용 치료제 복용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중장년층 환자들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레이저 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의학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탈모인뉴스(www.talmoin.net)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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