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머리카락 잡아야 산다"… 중장년층 뒤흔드는 탈모영양제 시장의 진실
비오틴·판토텐산 등 복합 성분 제품 인기… "의학적 치료 대체는 불가능, 보조 수단으로 접근해야"
신체적 노화가 완연해지는 중장년층에게 탈모는 단순한 외모 변화를 넘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자신감 저하를 야기하는 중대한 요인이다. 최근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활기찬 노년을 지향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모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중장년층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병원 방문이나 의약품 복용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을 중심으로 탈모 예방 및 모발 영양 공급을 표방하는 '탈모영양제(모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유통되는 수많은 제품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는 드물다. 탈모영양제의 핵심 성분과 실제 효과, 그리고 올바른 선택 기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사실 관계를 취재했다.

탈모영양제 시장의 핵심 성분과 과학적 근거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탈모 관련 영양제는 주로 모발의 생성과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공급하여 모근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둔다.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비오틴(Biotin), 판토텐산(Pantothenic Acid), 맥주효모, 그리고 아연 등이 있다.
비오틴 (비타민 B7):모발을 구성하는 주성분인 케라틴(Keratin) 단백질의 합성을 돕는 필수 영양소다. 비오틴이 결핍될 경우 탈모나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그러나 현대인의 일반적인 식단에서는 결핍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지 않으며, 과량 섭취 시 체외로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판토텐산 (비타민 B5): 세포 대사와 콜라겐 합성에 관여하여 두피 환경을 개선하고 모발의 성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부신 피질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맥주효모: 과거 독일의 맥주 공장 노동자들의 모발이 유독 풍성했다는 점에서 착안해 연구된 성분이다. 모발 단백질 구조와 유사한 아미노산 비율을 가지고 있으며, 비타민 B군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모근에 양질의 영양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E, 면역 기능과 세포 분열에 관여하는 아연 등이 복합적으로 배합된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치료제 아닌 보조제"… 중장년층이 오해하기 쉬운 사실들
피부과 전문의들은 탈모영양제를 선택할 때 '치료'와 '보조'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장년층 탈모의 상당수는 유전적 요인과 남성 호르몬(DHT,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안드로겐성 탈모'이거나, 폐경 전후 호르몬 변화로 인한 '여성형 탈모'다.
전문가에 따르면 비오틴이나 맥주효모 같은 영양제는 모발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밭(두피)에 거름을 주는 역할일 뿐, 탈모를 유발하는 호르몬 작용 자체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유전성 탈모의 경우 의사의 진단에 따른 의약품(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 등) 치료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역시 일반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탈모 치료', '모발 성장 촉진' 등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할 때 패키지에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탈모 예방'이라는 과대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작용 및 올바른 복용법
아무리 좋은 영양소라도 과다 복용하거나 체질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여드름 및 피부 트러블: 비오틴을 고함량으로 장기 복용할 경우, 체내 비타민 B5(판토텐산)의 흡수를 방해해 피지 분비가 늘어나고 턱이나 입 주변에 여드름성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장에는 비오틴과 판토텐산이 적정 비율로 균형 있게 배합된 제품들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통풍 환자 주의: 맥주효모에는 세포 핵산 성분인 '퓨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퓨린은 체내에서 요산으로 대사되므로, 요산 배출 능력이 떨어지는 통풍 환자가 맥주효모 성분의 영양제를 과다 섭취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크다.
임상시험 수치 왜곡: 고함량 비오틴 복용은 갑상선 기능 검사 등 일부 혈액 검사 결과의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병원 검사를 앞두고 있다면 최소 수일 전에는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건강한 모발 관리를 위한 자세
탈모영양제는 노화나 다이어트,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모발이 가늘어지고 빠지는 서행성 탈모 단계에서 모발 건강을 증진하는 데 분명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급격하게 모발이 탈락하거나 두피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라면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지름길이다.
나이가 들수록 모발 건강은 전신 건강의 척도와 비례한다. 영양제 섭취와 더불어 규칙적인 수면, 균형 잡힌 단백질 위주의 식단 관리, 그리고 두피의 청결을 유지하는 생활 습관의 병행이 가장 확실한 탈모 예방책이다.
탈모인뉴스(www.talmoin.net)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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