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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모발이식 가격 공개…실제 견적 비교엔 한계, 환자 알 권리에는 의미 전국 의료기관 비급여 753개 항목 공개…모수·수술방식·추가비용 달라 단순 비교 어려워 2026-09-04
최영훈 medchoi@naver.com


심평원 모발이식 가격 공개…실제 견적 비교엔 한계, 환자 알 권리에는 의미


전국 의료기관 비급여 753개 항목 공개…모수·수술방식·추가비용 달라 단순 비교 어려워


  1. 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캡처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모발이식을 포함한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모발이식 가격만으로 어느 병원이 저렴한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식 모수와 수술방식, 추가비용 등 가격을 결정하는 조건이 병원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해 알 권리와 의료기관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제도의 취지는 주목할 만하다.


전국 7만4449개 의료기관, 비급여 753개 항목 공개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지난 3일 전국 7만4449개 의료기관의 2026년 비급여 진료비용을 심평원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건강e음’을 통해 공개했다.

비급여 가격공개 제도는 의료기관별 가격정보를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합리적인 의료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올해 공개 대상은 지난해 693개에서 60개 늘어난 753개 항목이다. (www.hira.or.kr)

이번 자료는 조사원이 각 병원을 방문해 상담 견적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2026년 2월 기준 개설 중인 의료기관이 4월 13일부터 6월 12일까지 건강보험공단 요양기관정보마당을 통해 자체적으로 비급여 가격을 제출했고, 심평원이 이를 정리해 공개했다. (www.kha.or.kr)

공개 대상에 포함된 모발이식은 이식량에 따라 500모 미만, 500모 이상 1000모 미만, 1000모 이상 2000모 미만, 2000모 이상, 1모당 가격 등 5개 항목으로 구분된다.

의료기관이 절개와 비절개 등 수술방식에 따라 다른 가격을 받는 경우 각각의 금액을 제출하고, 특이사항에 수술방식과 기준 모수 등을 기재할 수 있다.


공개가격만으로 실제 견적 비교하기는 어려워

문제는 심평원에 공개된 가격이 환자가 최종적으로 결제하는 총액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평원 제출 지침에 따르면 모발이식 가격은 두피 부위 이식을 기준으로 하며, 수술 전후 검사비와 관리비는 제외한다. 이에 따라 혈액검사, 수술 후 처방약, 소독이나 두피관리 등은 공개가격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마취료와 약제비, 부가가치세 등의 포함 여부도 의료기관별로 확인해야 한다. (www.skma.or.kr)

모수 구간도 실제 비교에는 지나치게 넓다. 특히 ‘2000모 이상’ 항목에는 2000모 이식과 3000모 또는 4000모 이상 이식이 함께 포함될 수 있다. 같은 항목에 표시돼 있어도 수술 규모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절개와 비절개, 전체 삭발과 부분 삭발·무삭발 여부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진다. 대표원장 지정, 재수술 여부, 후두부 상태와 수술 난도 등 공개자료에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 조건도 실제 견적에 영향을 준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모’와 ‘모낭’의 차이도 문제다. 3000모는 머리카락 3000가닥을 의미하지만, 3000모낭은 이보다 훨씬 많은 머리카락을 포함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심평원 공개 분류는 모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병원이 상담 과정에서 모낭 단위를 사용하는 경우 소비자가 두 가격을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결국 공개자료는 각 의료기관의 대략적인 가격 수준을 확인하는 참고자료로는 활용할 수 있지만, 공개금액만 보고 모발이식 병원을 가격순으로 평가하기에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


불완전해도 가격공개가 갖는 의미

그럼에도 이번 공개가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정부가 비급여 진료비를 의료기관만 알고 있는 정보가 아니라 환자의 선택에 필요한 정보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모발이식은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비용 전액을 부담한다. 의료기관마다 가격이 다르다면 환자가 상담을 받기 전에 대략적인 비용을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격정보가 공개돼야 환자는 예상 비용과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공개가 의료기관 간 경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환자의 알 권리를 제한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평원 역시 비급여 가격을 공개하면서 그 목적을 의료기관의 가격 경쟁이 아닌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합리적인 의료 선택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www.hira.or.kr)

이는 최근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비급여 탈모약 가격공개를 둘러싼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일부 약사사회에서는 약값 공개와 가격순 노출이 약국 간 과도한 경쟁을 유발한다고 우려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전액 부담하는 탈모약의 가격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의료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다.

민간 플랫폼의 수수료 구조나 특정 약국 우대, 광고성 노출은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와 환자에게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자체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가격공개를 넘어 ‘비교 가능한 정보’로 개선해야

앞으로는 단순히 가격을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실제로 비교할 수 있도록 공개 기준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모발이식의 경우 모수와 모낭수를 구분하고 절개·비절개, 삭발 여부, 실제 기준 이식량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 검사비와 마취료, 처방약, 사후관리비 및 부가가치세의 포함 여부도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현재 심평원 자료는 실제 견적을 그대로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정보가 불완전하다는 것이 가격공개를 중단할 이유는 아니다. 오히려 환자가 더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공개 범위와 기준을 개선해야 할 이유다.

모발이식이든 탈모약이든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 영역에서 가격은 공급자만의 영업정보가 아니다. 환자가 알고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정보이기도 하다.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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