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당진의 작은 외과가 '탈모 성지'가 된 이유 가격도, 광고도 아니었다… 전국 탈모인들을 움직인 것은 '신뢰'였다 2026-07-14
최영훈 medchoi@naver.com



당진의 작은 외과가 '탈모성지'가 된 이유


가격도, 광고도 아니었다… 전국 탈모인들을 움직인 것은 '신뢰'였다



충남 당진시 합덕읍에 위치한 제일의원은 탈모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탈모 성지'로 불린다. 서울은 물론 부산, 울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모인뉴스가 최근 병원을 직접 방문해 취재한 결과, 이 병원의 성공은 저렴한 가격이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이 아니라 환자의 변화가 만든 입소문과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가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시작은 탈모병원이 아니었다

흥미로운 점은 제일의원이 처음부터 탈모를 전문으로 한 병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30년 넘게 지역 주민을 진료해 온 일반외과 의원으로, 탈모 진료 역시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사무장 서종환 씨는 "지인이 탈모 때문에 처방을 부탁했고, 효과를 본 뒤 주변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조금씩 환자가 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하루 한두 명 수준이던 탈모 환자가 수년간 서너 명 정도로 유지되다가 2019~2020년을 전후해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즉, '탈모 전문병원'을 표방해서 환자를 모은 것이 아니라 환자가 병원을 키운 사례인 셈이다.


광고보다 강했던 '머리 좋아졌네?'라는 한마디

탈모는 다른 질환과 달리 치료 효과가 눈에 보인다.

사무장은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머리숱이 많아진 모습을 보고 '어디서 치료받았느냐'고 묻기 시작했고, 그 소개가 또 다른 환자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SNS 광고나 온라인 마케팅보다 실제 환자의 변화가 훨씬 강력한 홍보가 된 것이다.

탈모는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는 특성이 있다.


가격 때문이었다면 설명되지 않는다

탈모인들 사이에서는 '탈모약 성지'라고 하면 종로를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종로에는 저렴한 처방료와 약값으로 유명한 병원들이 적지 않다.

반면 제일의원은 스스로도 "비용은 중간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3개월 기준 진료비는 혈액검사를 포함하면 약 3만 원 수준이며, 약값은 별도다. 미녹시딜 등이 추가되면 비용은 더 올라간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해 합덕까지 찾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은 단순히 '가격'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신뢰가 만든 재방문

취재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병원이 강조한 것이 가격이 아니라 재방문율 이었다.

사무장은 "새로운 의료진들도 꼼꼼하게 진료를 보고 있어 재방문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탈모 치료는 한 번의 진료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약을 복용하며 경과를 관찰해야 하는 만큼, 환자 입장에서는 '어디서 처방받느냐'보다 '누구를 믿고 계속 치료받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러한 신뢰가 다시 입소문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환자를 불러오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하루 수백 명이 찾는 이유

현재 제일의원은 평일 약 300~350명, 토요일에는 약 600명에 가까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의사 3명이 진료를 맡고 있으며, 간호인력과 행정직원을 포함한 병원 인력도 15명 안팎에 이른다. 


흥미로운 점은 탈모 진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지역 주민들의 외과 진료와 물리치료도 함께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었지만 지역 주민과 함께 성장해 온 동네 의원의 역할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탈모 성지'가 만들어지는 방식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한 것은 '탈모 성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광고비를 많이 쓴다고 성지가 되는 것도 아니고, 가격을 가장 낮춘다고 해서 반드시 전국적인 병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

환자가 효과를 경험하고, 그 경험이 신뢰로 이어지며, 다시 입소문을 통해 또 다른 환자를 데려오는 과정이 오랜 시간 반복될 때 비로소 하나의 '성지'가 만들어진다.


종로의 일부 병원이 '가격 경쟁력'으로 알려졌다면, 당진 제일의원은 환자가 만든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 사례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결국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한 제일의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처방료도, 광고도 아닌 "믿고 계속 다닐 수 있는 병원"이라는 환자들의 평가였다. 이것이 전국 각지의 탈모인들이 당진의 작은 외과를 찾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탈모는 눈으로 확인하는 질환이다.

탈모가 시작되는 순간도 거울 앞에서이고,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순간도 거울 앞이다. 그러나 그 변화는 다른 질환에 비해 매우 더디다. 몇 주가 아니라 수개월, 때로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효과를 체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탈모 치료에서 신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화려한 광고나 자극적인 마케팅만으로는 환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결국 신뢰는 꾸준한 치료 결과와 환자의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다.

이번 취재는 당진의 한 작은 외과가 어떻게 전국의 '탈모 성지'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동시에 탈모 치료를 하는 의료인들에게도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환자를 모으는 것은 광고일까, 아니면 시간이 증명한 신뢰일까.



최영훈 기자(medchoi@naver.com)


전체기사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