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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의 진화… DHT 억제에서 AR 조절 시대로 세계모발학회에서 발표된 탈모약의 미래 2026-06-18
이진우 mtrs2000@naver.com



탈모약의 진화… DHT 억제에서 AR 조절 시대로


세계모발학회에서 발표된 탈모약의 미래



사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남성형 탈모 치료의 역사는 DHT(Dihydrotestosterone)를 줄이는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모두 DHT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이들 약물은 지난 20여 년간 탈모 치료의 표준 치료제로 자리 잡으며 수많은 탈모 환자들의 치료에 활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탈모 치료제 개발의 방향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제14차 세계모발학회(WCHR 2026)에서는 DHT 자체를 줄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안드로겐 수용체(AR, Androgen Receptor)를 직접 조절하는 차세대 치료제들이 소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Maria Hordinsky 교수는 'Emerging Topical and Systemic Therapies for AGA' 발표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남성형 탈모 치료제를 소개하며 향후 탈모 치료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DHT는 정말 탈모의 주범일까?

탈모 환자들에게 DHT는 익숙한 이름이다.

흔히 DHT를 '탈모 호르몬'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말하면 DHT 자체가 나쁜 호르몬은 아니다.

DHT는 남성의 외부생식기 발달, 수염과 체모 성장, 전립선 기능 유지 등 정상적인 남성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남성호르몬이다.

문제는 DHT가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할 때 발생한다.

유전적으로 민감한 사람의 정수리와 M자 부위 모낭에서는 DHT가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모낭 위축 신호가 발생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모발은 점차 가늘어지고 결국 탈모가 진행된다.

즉 남성형 탈모는 단순히 DHT가 많아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DHT와 안드로겐 수용체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DHT를 줄이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현재 사용되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5α-reductase 효소를 억제해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전환되는 과정을 차단한다.

쉽게 말해 DHT 생산 자체를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효과는 입증됐지만 DHT 역시 인체에 필요한 호르몬인 만큼 일부 환자에서는 성욕 감소, 발기력 저하, 사정량 감소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연구자들은 보다 선택적인 탈모 치료법을 찾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이 AR에 주목하는 이유

최근 개발되고 있는 차세대 탈모 치료제들은 DHT를 줄이는 대신 안드로겐 수용체를 조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클라스코테론(Clascoterone)과 피리루타마이드(Pyrilutamide)다.

두 약물 모두 국소 항안드로겐제(Topical Antiandrogen)로 분류된다.

기존 탈모약이 DHT 자체를 줄였다면 이들 약물은 DHT가 안드로겐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는다.

즉 DHT의 정상적인 생리 기능은 유지하면서 두피에서 발생하는 탈모 신호만 선택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클라스코테론은 현재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국소 항안드로겐제로 평가받고 있으며, 피리루타마이드는 보다 강력한 안드로겐 수용체 차단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수용체 자체를 제거하는 PROTAC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미래 기술 중 하나는 PROTAC(PROteolysis TArgeting Chimera)이다.

PROTAC은 기존 약물처럼 안드로겐 수용체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체 자체를 분해하는 기술이다.

기존 약물이 '문을 잠그는 방식'이라면 PROTAC은 '문 자체를 없애는 방식'에 가깝다.

아직 초기 연구 단계이지만 성공할 경우 탈모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탈모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번 세계모발학회 발표가 의미 있는 이유는 탈모 치료제 개발의 방향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과거의 탈모 치료는 DHT를 줄이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자들은 DHT를 제거하는 것보다 안드로겐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DHT는 정상적인 생리 기능에도 필요한 호르몬인 만큼, 향후 탈모 치료는 DHT를 유지하면서도 두피에서만 탈모 신호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클라스코테론, 피리루타마이드, PROTAC은 모두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치료제들이다.

탈모 치료가 DHT 억제 시대를 넘어 AR 조절 시대로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발표 정보

Emerging topical and systemic therapies for AGA

Maria Hordinsky

University of Minnesota, USA

14th World Congress for Hair Research (WCHR 2026)


※ 본 기사는 제14차 세계모발학회(WCHR 2026) 초록집에 수록된 발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발표자의 강연 개요 및 관련 연구 자료를 참고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이진우 기자(mtrs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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